가족 간 금전거래 가이드
부모 자식 간 차용증, 증여로 본 결정례 5건 — 공증까지 했는데 왜 안 됐나
부모·자녀 사이 돈거래를 대여라고 주장했지만 증여로 판단된 조세심판원 결정례 5건의 사실관계를 비교합니다. 차용증 작성 시점, 조사 전 이자·원금 상환, 계약 조건, 변제 능력이 판단을 어떻게 갈랐는지 정리합니다.

핵심 답변
결론. 부모·자녀 사이에서는 계좌 입금이 확인되면 증여로 추정될 수 있어, 대여라는 점을 받은 사람이 객관적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근거. 이 출발점은 대법원 96누3272 판결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에 근거하며, 분석한 결정례 5건은 모두 문서 외의 실제 이행까지 살폈습니다.
예외. 공증·신고·가등기가 있어도 조건이 비정상적이거나 조사 전 상환과 변제 능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5건의 사실관계와 결과
| 결정례 | 관계·금액 성격 | 있었던 것 | 없었던 것 | 결과 |
|---|---|---|---|---|
| 조심 2020서1559 (2020. 8. 3.) | 아버지 → 자녀. 자녀의 주식 증여세 납부자금을 아버지 계좌에서 입금 | 차용증(차용일 2018. 3. 31.·7. 2.) | 차용증에 이자율·이자지급일·변제기 없음. 조사 시작 전 원금·이자 지급 없음 | 기각 |
| 조심 2021서6614 (2022. 6. 22.) | 해외 거주 딸 → 62세 어머니. 외화 송금과 전세보증금으로 어머니가 부동산 취득 | 공증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한국은행 외화차입 신고, 딸 명의 매매예약 가등기 | 이자를 5년·10년 뒤 원금과 일시상환하는 구조. 어머니의 소득·변제능력. 조사 때 일부를 증여로 진술 | 기각 |
| 조심 2021서1104 (2021. 5. 20.) | 자녀 → 어머니. 2008년 송금, 2017년 반환받았다는 주장 | 차용증(연 1.5%, 5년), 2013·2014년 어머니→자녀 이체 | 문서감정 결과 차용증은 기재일보다 사후 작성. 약정 이자 지급·만기 연장 사실 미확인. 자녀의 16년 근로소득이 대여금에 못 미침 | 기각 |
| 조심 2021서0574 (2021. 9. 16.) | 자녀 → 아버지. 2003년 아파트 분양대금을 대여했고 2017년 매각대금으로 돌려받았다는 주장 | 보험회사 대출·이자납입 내역, 형제 인우보증서, 어머니 증언서 | 대출금이 분양대금으로 직접 납입됐다는 자금 흐름. 15년간 상환 내역. 차용증·공정증서 | 기각 |
| 조심 2023중9231 (2024. 3. 20.) | 아들 → 부모. 10년간 아버지와 480회·413회, 어머니와 59회·89회 계좌이체, 부모 PC방 자금 | 차용증(2020. 10. 15. 작성) | 차용증은 아버지 사망 이틀 전 계좌내역을 사후 정리해 작성한 것으로 판단. 수백 회 이체 중 원금·이자 상환으로 볼 패턴 없음 | 기각 |
출발점이 다릅니다 — 직계존비속 사이의 입금은 증여로 추정
대법원은 증여자로 인정된 사람 명의의 예금이 인출되어 납세자 명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밝혀지면 그 예금은 납세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추정되고,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특별한 사정은 납세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96누3272, 2005두8139). 조세심판원도 이 법리를 그대로 적용합니다.
조심 2020서1559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더합니다. "특히 직계존비속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차용 및 상환사실이 차용증서, 이자지급사실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지 아니하는 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조심 2021서6614는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사이에 소비대차관계를 입증하는 듯한 처분문서가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문서의 존재 외에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점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추가적으로 입증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즉 차용증은 출발선일 뿐입니다. 부부 사이에서는 이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부부간 계좌이체 결정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차용증에 이자율과 변제기가 없었던 사례 — 조심 2020서1559
아버지에게서 비상장주식을 증여받은 자녀가 증여세를 내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2018년 3월과 7월 두 차례 자녀 계좌와 증여세 납부 가상계좌로 돈을 보냈고, 자녀는 이를 차용이라며 차용증을 냈습니다. 그런데 그 차용증에는 이자율도, 이자 지급 시기도, 원금 상환기일도 없었습니다.
자녀는 고액연봉 근로소득자였지만 2019년 7월 세무조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원금이든 이자든 한 번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조사 초기에는 이자 약정이 없으니 무상대여 규정이 적용될 뿐이라고 주장하다가, 조사 중인 2019년 7월 18일에 1년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꺼번에 아버지에게 보냈고, 그 뒤 매월 일정액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심판원은 차용증에 기본 조건이 없어 금전대차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원금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않다가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에야 지급을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청은 "상환기일이 없는 무상의 금전소비대차 거래를 명백하고 객관적인 증빙 없이 무제한적으로 인정한다면, 현금증여를 사후에 적발하더라도 금전소비대차라고 주장하는 경우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된다고 했습니다.
공증·한국은행 신고·가등기까지 했는데도 — 조심 2021서6614
해외로 이주한 딸이 62세 어머니에게 2019년 외화를 송금했고, 딸의 전세보증금 반환금도 어머니에게 갔습니다. 어머니는 그 돈으로 같은 날 아파트를 취득했습니다. 서류는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외화 대차계약은 한국은행에 신고했고, 원화 대차계약은 법무법인에서 공증했으며, 아파트에는 딸 명의로 매매예약 가등기를 설정했습니다. 이자율도 연 4.6%로 적었습니다.
문제는 조건이었습니다. 외화 차입은 5년 뒤, 원화 차입은 10년 뒤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심판원은 이것이 "사인간의 통상적인 금전소비대차거래와 비교하여 이자지급의 시기 및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어" 대차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2014년 근로소득 외에는 확인되는 소득이 없어 변제능력도 의심됐고, 매매예약서의 매도가액이 사회통념상 비정상이어서 담보 목적의 가등기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처분청은 대여금과 같은 날짜·같은 금액이 계약금으로 다시 등장한 점을 허위 문서의 방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어머니가 일부를 증여받았다고 진술한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결정은 문서의 형식을 아무리 갖춰도 계약 내용이 남남 사이의 거래라면 하지 않을 조건이면 대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문서감정으로 사후 작성이 드러난 사례 — 조심 2021서1104
자녀가 2008년 7월 어머니 계좌로 돈을 보냈고, 같은 날짜로 된 차용증(연 1.5% 이자를 매년 지급, 기간 5년)이 있었습니다. 자녀는 어머니가 2013년과 2014년에 보낸 돈이 이자이고, 2017년 10월 어머니가 수표로 보낸 돈이 원금과 이자의 상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머니는 2018년 1월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차용증은 상속세 조사가 끝난 뒤인 2020년 3월에야 제출됐고, 자녀 스스로 대여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나 작성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국세청의 문서감정 결과 차용증 용지에 쓰인 표면 코팅 기술은 2009년부터 적용된 것이어서 2008년 7월에 작성될 수 없었습니다. 차용증대로라면 매년 이자가 오가고 2013년 7월에 만기가 됐어야 하는데 이자 지급과 만기 연장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자녀의 16년치 근로소득 합계는 대여했다는 금액에 못 미쳤습니다.
심판원은 이 사정들을 들어 증여 추정을 번복할 신빙성 있는 증빙이 없다고 봤습니다. 차용증을 나중에 만드는 문제는 차용증 사후 작성 결정례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돈의 흐름이 연결되지 않은 사례 — 조심 2021서0574
2001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가 2003년 66세에 45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았습니다. 자녀는 자신이 2002년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분양대금을 댔고, 아버지가 2017년 아파트를 팔아 그 돈을 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출 내역과 이자 납입 내역, 형제들의 인우보증서, 어머니의 증언서를 냈습니다.
심판원은 대출금이 아버지의 분양대금으로 직접 납입됐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고, 같은 시기 자녀의 배우자도 같은 단지 아파트를 분양받아 대출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아파트를 보유한 15년 동안 상환 내역이 전혀 없었고, 차용증이나 공정증서 같은 객관적 증빙도 없었습니다. "설령 청구인과 금전소비대차가 있었다 하더라도 쟁점아파트를 보유하는 15년간 상환내역이 나타나지 아니하는바 청구주장에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는 점"이라는 판단입니다.
가족의 진술서나 보증서는 이 사건에서 판단 근거로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돈이 어디서 나와 어디로 들어갔는지를 계좌로 연결해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수백 번 오간 돈, 사망 이틀 전 차용증 — 조심 2023중9231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10년간 480회와 413회, 어머니와 59회와 89회의 계좌이체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부모의 PC방 사업자금을 빌려준 것이고 부모가 경영 상황에 따라 원리금을 갚아 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용증은 아버지가 사망하기 이틀 전인 2020년 10월 15일에 작성됐고, 처분청은 아버지가 뇌출혈 수술 뒤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심판원은 이 차용증이 "피상속인 명의 은행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사후 정리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계좌 거래내역을 보더라도 원금이나 이자를 상환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거래마다 차용증이 없었다는 점은 아들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처분청은 제3자에 대한 채무 하나는 인정했습니다. 차입 후 3개월 안에 상환하는 등 실질적인 소비대차의 형태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의 채무라도 실제 상환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렸습니다.
5건이 공통으로 확인한 것
- 차용증이 송금 당시 또는 그 무렵에 만들어졌는지 — 사망 직전, 조사 종결 후 제출, 문서감정상 사후 작성은 모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 차용증에 이자율·이자지급일·변제기가 적혀 있는지, 그리고 그 조건이 남남 사이의 거래와 비슷한지 — 5년·10년 뒤 원리금 일시상환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봤습니다.
- 세무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자나 원금이 실제로 오갔는지 — 조사 후 시작한 상환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돈을 받은 쪽에 갚을 소득·재산이 있는지, 빌려준 쪽에 그만한 돈이 있었는지 — 62세 무소득 어머니, 16년 근로소득이 대여금에 못 미치는 자녀 모두 불리했습니다.
- 빌려준 돈이 주장하는 용도로 직접 들어갔는지 계좌로 연결되는지 — 가족의 진술서와 보증서로는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부모님께 돈을 빌리려 한다면
위 다섯 가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준비 순서가 됩니다. 송금 전에 차용증에 원금·이자율·이자지급일·변제기를 적고, 확정일자로 작성 시점을 고정한 뒤, 약정한 날마다 이자를 이체하고 그 기록을 모아 두는 것입니다. 이자율을 얼마로 할지는 적정이자율 계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세무조사나 증여세 고지를 받은 상태라면, 지금부터 서류를 만들기보다 실제로 있었던 이체 기록과 소득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어디까지 설명이 되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순서는 자금출처조사 소명 순서에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을 공증받으면 증여로 안 보나요?
조심 2021서6614에서는 공증된 계약서와 한국은행 신고, 가등기까지 있었지만 이자를 5년·10년 뒤 원금과 일시상환하는 조건과 채무자의 변제능력 부족을 이유로 증여로 판단됐습니다. 공증은 작성 시점을 뒷받침할 뿐 계약 내용의 통상성과 실제 이행까지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자를 나중에 한꺼번에 주면 안 되나요?
조심 2020서1559에서는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 1년치 이자를 일시 지급하고 월 상환을 시작했지만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조사 전부터 약정대로 이자가 오간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가족이 대여 사실을 증언해 주면 도움이 되나요?
조심 2021서0574에서 형제의 인우보증서와 어머니의 증언서가 제출됐지만 판단 근거로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계좌 흐름과 소득 자료 같은 객관적 기록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빌리는 경우도 같은 기준인가요?
위 5건 중 4건이 자녀가 부모에게 빌려줬다고 주장한 사례입니다. 방향과 관계없이 직계존비속 사이에서는 입금 사실로 증여가 추정되고 대여는 받은 쪽이 입증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