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설계·분쟁 예방

유언공증·자필 유언장·유언대용신탁 비교 — 그리고 유언을 해도 유류분은 남는 이유

유언공증·자필 유언장·유언대용신탁의 요건·비용·효력·무효 위험을 비교하고, 셋 중 무엇을 해도 유류분은 막지 못한다는 점과 2026년 개정 민법에서 유언을 지켜내는 보강 방법을 정리합니다.

게시 수정 작성 변호사 조상현
책상 위에 나란히 놓인 자필 유언장, 공증 인장이 찍힌 공정증서, 신탁계약서 봉투 — 세 가지 유언 방식을 비교

유언은 '무효'와 '유류분' 두 번 시험을 받습니다

유언이 실제로 효력을 내려면 두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첫째는 형식 — 민법이 정한 다섯 가지 방식(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구수증서) 중 하나를 요건대로 갖췄는가. 자필 유언장은 날짜나 주소, 날인 하나가 빠져도 전부 무효입니다. 둘째는 유류분 — 형식이 완벽해도 직계비속·배우자에게 보장된 몫(법정상속분의 1/2)을 침해하면, 받지 못한 상속인이 그 부족분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언공증을 하면 분쟁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흔하지만, 공증은 첫째 관문(형식·의사능력)을 튼튼하게 할 뿐 둘째 관문(유류분)과는 무관합니다. 유언대용신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은 세 방식의 차이를 먼저 비교하고, 유류분을 전제로 유언이 '지켜지게' 만드는 보강 방법을 다룹니다.

자필 유언장 · 유언공증 · 유언대용신탁 비교

구분자필증서 유언공정증서 유언(유언공증)유언대용신탁
근거민법 제1066조민법 제1068조신탁법 제59조
요건전문·작성 연월일·주소·성명을 직접 손으로 쓰고 날인. 한 글자라도 타이핑·대필이면 무효증인 2명 참여 하에 공증인 앞에서 유언 취지를 말하고, 공증인이 필기·낭독, 유언자·증인이 승인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위탁자가 수탁자(은행·신탁사 등)와 계약. 생전에는 본인이 수익, 사망 시 지정한 사후수익자에게 귀속
비용없음공증 수수료(재산 가액에 따라, 상한 있음) + 증인설정 수수료·연 관리보수 + 부동산은 신탁등기 비용(등록면허세 등). 수탁자 명의 이전 자체는 취득세 비과세(지방세법 제9조 제3항)이나, 위탁자 사망 후 수익자가 부동산을 받을 때 상속 취득세 발생
사망 후 절차가정법원 검인 필요(제1091조). 봉인된 경우 법원에서 개봉검인 불필요. 원본이 공증사무소에 보관되어 바로 집행검인·유언집행 절차 없이 수탁자가 계약대로 이전
무효·분쟁 위험요건 누락·위조 주장·의사능력 시비 모두 높음공증인·증인이 의사능력과 진정성을 확인해 위험 낮음계약 자체는 안정적. 다만 유류분 산정 포함 여부는 하급심 판단이 엇갈림
수정·철회새 유언장 작성으로 언제든(제1108조). 앞 유언과 저촉되는 부분은 철회 간주새 공정증서로 철회·변경계약 변경·해지(위탁자 생전)
생전 재산 관리불가 — 사망 시에만 효력불가가능 — 치매 이후에도 수탁자가 관리·지급
유류분막지 못함막지 못함막지 못함(법원 판단 엇갈림, 안전 쪽으로 계획)
맞는 경우재산·가족 단순, 비용 0으로 의사 기록가족 갈등 예상, 고령·치매 위험, 부동산 포함자산 규모 크고 생전 관리까지 필요, 사후 즉시 이전 원할 때

자필 유언장이 무효가 되는 흔한 경우

  • 작성 날짜를 '2026년 8월'처럼 일(日) 없이 쓴 경우 — 연월일이 전부 있어야 합니다.
  • 주소를 쓰지 않았거나 '서울 자택'처럼 특정되지 않게 쓴 경우 — 주소는 생활의 근거지를 특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날인 없이 서명만 한 경우 — 자필증서는 반드시 날인(인감일 필요는 없음, 무인도 가능)이 있어야 합니다.
  • 컴퓨터로 작성하고 서명만 자필로 한 경우 — 전문 자서가 아니므로 무효입니다.
  • 두 장 이상을 쓰고 일부를 수정하면서 수정 부분에 자서·날인을 빠뜨린 경우(제1066조 제2항). 명백한 오탈자 정정은 예외이지만(대법원 97다38503), 금액·대상 재산을 바꾼 수정은 날인이 없으면 다투어집니다.
  • 배우자나 자녀가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쓴 경우 — 형식은 갖췄어도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가 다투어집니다.

유언공증 절차와 준비물

공증인 사무소에 유언 내용(누구에게 어떤 재산을)과 유언집행자 지정 여부를 미리 전달하면 공증인이 초안을 만듭니다. 당일에는 유언자 본인, 증인 2명(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고(민법 제1072조), 공정증서 유언에서는 상속인 등 이해관계인도 공증인법상 결격이므로(제33조 제3항) 제3자를 세워야 합니다)이 참석해 공증인이 낭독한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날인합니다. 준비물은 유언자 신분증·인감, 증인 신분증, 재산 관련 서류(등기부등본·통장 사본 등), 수증자의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거동이 어려우면 공증인이 병원·자택으로 출장할 수 있습니다. 고령이거나 치매 초기라면 당일 의사 소견서를 함께 받아 두는 것이 이후 의사능력 시비를 막는 데 결정적입니다.

공정증서 원본은 공증사무소가 보관하고 정본을 유언자가 받습니다. 사망 후 검인 절차 없이 정본과 사망 증명으로 바로 등기·예금 이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자필 유언장과의 가장 큰 실무 차이입니다.

유언대용신탁 — 유언의 대체재가 아니라 관리 도구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재산을 수탁자에게 맡기고, 살아 있는 동안은 본인이 수익을 받다가 사망하면 미리 정한 사람에게 귀속시키는 계약입니다. 유언과 달리 검인·집행 절차가 없고, 치매 이후에도 수탁자가 계약대로 관리하므로 '사망 후 분배'와 '생전 관리'를 한 번에 해결합니다.

다만 두 가지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첫째, 비용 — 설정·관리 수수료와 신탁등기 비용(등록면허세 등)이 들고, 위탁자 사망 후 부동산이 수익자에게 귀속될 때 취득세가 발생합니다(수탁자 명의 이전 자체는 지방세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취득세 비과세.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두33790 판결). 둘째, 유류분 — 신탁재산이 유류분 산정 기초에 들어가는지에 대해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대법원의 통일된 판단이 아직 없습니다. '신탁하면 유류분을 피한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그대로 믿지 말고, 유류분이 인정되는 경우를 전제로 재원을 계획해야 합니다.

유언을 해도 유류분은 남는다 — 2026년 개정 후 보강 방법

유류분은 직계비속·배우자에게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에게 1/3이 보장됩니다(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 4. 25.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으로 효력을 잃고 같은 해 9월 삭제). 유언으로 한 자녀에게 전 재산을 주어도 다른 자녀는 자기 유류분만큼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개정 민법은 이 반환을 원칙적으로 가액(현금)으로 하도록 바꿨습니다(제1115조, 2026. 3. 17.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집을 받은 자녀가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아 형제에게 현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유언은 네 가지로 보강합니다. ① 유류분 상당액을 다른 상속인에게도 남겨 청구의 실익을 없애기. ② 특정 자녀에게 주는 이유가 부양·간병·사업 기여의 보상이라면 그 취지를 계약서·유언서에 명시하기 — 개정 제1008조 단서에 따라 보상 목적의 증여·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③ 사망보험금처럼 상속재산 외 재원으로 유류분 지급 재원을 마련하기. ④ 유언집행자를 변호사 등 제3자로 지정해 집행 단계의 분쟁을 줄이기.

부양한 자녀에게 더 주는 구조는 부양 자녀에게 더 주는 법에서, 치매 위험이 있는 부모의 유언 시점과 의사능력 문제는 치매 부모 재산 관리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언공증을 해 두면 형제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증은 유언의 형식과 의사능력을 확실하게 할 뿐 유류분과는 무관합니다. 직계비속·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절반을 유류분으로 보장받으며, 유언이 이를 침해하면 부족분의 반환(2026년 3월 17일 이후 개시 상속은 원칙적으로 현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필 유언장과 유언공증 중 무엇이 낫나요?

가족 갈등이 예상되거나 유언자가 고령·건강 문제가 있다면 공정증서 유언이 안전합니다. 자필 유언장은 요건 누락으로 무효가 되기 쉽고, 사망 후 가정법원 검인을 거쳐야 하며, 의사능력과 위조 시비에 취약합니다. 재산과 가족 관계가 단순하고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다면 자필도 가능하지만 요건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유언장을 여러 번 썼으면 어느 것이 유효한가요?

앞의 유언과 뒤의 유언이 저촉되면 저촉되는 부분은 앞의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109조). 연월일은 선후를 가리는 기준이기도 하지만, 자필 유언장에 연월일이 빠지면 그 자체로 요건 흠결이어서 유언이 하나뿐이어도 무효입니다(대법원 2009다9768).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상속세나 유류분을 피할 수 있나요?

둘 다 아닙니다. 신탁재산은 상속세 과세 대상이고, 유류분 산정에 포함되는지는 법원 판단이 엇갈려 안전하게는 포함된다고 보고 계획해야 합니다. 신탁의 실익은 생전 관리의 연속성과 사망 후 즉시 이전에 있습니다.

유언집행자는 꼭 지정해야 하나요?

지정하지 않으면 상속인들이 유언집행자가 되는데,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속인끼리 집행하다 분쟁이 생깁니다. 부동산 등기·예금 이전을 맡을 사람을 변호사 등 제3자로 지정해 두면 집행 단계가 훨씬 매끄럽습니다.

참고 자료

우리 가족에 맞는 설계 순서가 궁금하다면

가족 구성, 재산 종류, 건강 상태에 따라 유언·후견·신탁·증여 중 먼저 할 것이 달라집니다. 사안을 듣고 분쟁 가능성과 세법 적용을 함께 검토해 순서를 정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