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절차

돈 못 받았을 때 — 내용증명·지급명령·소액소송 비교

빌려준 돈·물품대금·보증금을 못 받았을 때 쓰는 내용증명, 지급명령, 소액소송의 효력·비용·기간·절차를 비교하고, 상황별로 무엇을 먼저 써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게시 수정 작성 변호사 조상현
책상 위에 나란히 놓인 내용증명 봉투, 법원 지급명령 서류, 소장 — 세 가지 절차를 비교하는 이미지

세 가지는 '단계'가 다른 도구입니다

돈을 받지 못했을 때 흔히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나, 바로 소송을 해야 하나"를 고민합니다. 그런데 내용증명·지급명령·소액소송은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단계가 다른 도구입니다. 내용증명은 법원을 거치지 않는 통지이고, 지급명령은 법원이 서류만 보고 내주는 간이 결정이며, 소액소송은 법정에서 판결까지 받는 정식 재판 중 가장 간소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질문은 "셋 중 뭐가 제일 좋으냐"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상태이고, 내가 가진 증거가 어느 정도이며, 얼마를 받아야 하느냐"입니다. 아래 비교표를 먼저 보시고, 이어지는 각 절차의 설명과 상황별 선택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증명·지급명령·소액소송 한눈에 비교

구분내용증명지급명령소액소송
법적 성격우체국이 발송 사실·내용·날짜를 증명하는 통지법원의 독촉절차(민사소송법 제462조 이하)소액사건심판법에 따른 간이 민사재판
금액 제한없음없음소가 3,000만 원 이하(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
상대방 출석·심문없음없음 — 서류 심사만으로 발령원칙적으로 1회 변론기일
결과물강제집행 불가 — 증거·압박 수단확정 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제474조)이행권고결정 또는 판결
상대방 대응답변 의무 없음송달 후 2주 내 이의신청 가능(제470조)이행권고결정 송달 후 2주 내 이의신청 가능
비용 수준우체국 수수료(매수·등기 여부에 따름)인지액이 소송의 10분의 1(인지법 제7조②) + 송달료소가에 따른 인지액 + 송달료
걸리는 기간발송 즉시송달이 되면 수 주 내 확정 가능이의 없으면 수 주, 이의 시 수 개월
주소 불명 시반송송달 불능이면 주소 보정 또는 소제기 신청공시송달 등 재판 절차로 진행 가능

내용증명 — 그 자체로 강제력은 없지만, 그래서 먼저 씁니다

내용증명은 "이런 내용의 문서를 이날 상대방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입니다. 그 자체로 돈을 받아낼 강제력은 없고, 상대방이 답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첫 단계로 권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청구 의사와 금액·기한을 명확히 통지한 기록이 남아 이후 지급명령이나 소송에서 증거가 됩니다. 둘째, 변호사 명의로 발송하면 상대방이 압박을 느껴 법원 절차 없이 해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셋째, 소멸시효가 임박했을 때 내용증명으로 '최고'를 하면 6개월 안에 지급명령·소송 등을 제기한다는 조건으로 시효 완성을 막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174조).

다만 상대방이 연락을 끊었거나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어 보인다면, 내용증명에 시간을 쓰기보다 바로 지급명령으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내용증명은 '갚을 생각은 있는데 미루는 상대'에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지급명령 — 상대가 다투지 않을 것 같을 때 가장 빠릅니다

지급명령은 채권자의 신청서만 보고 법원이 "채무자는 얼마를 지급하라"고 명령하는 절차입니다. 채무자를 부르거나 심문하지 않고 서류만으로 발령되고, 인지액도 일반 소송의 10분의 1이라 비용 부담이 작습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7조 제2항).

채무자가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은 확정되고,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바로 강제집행(통장·급여 압류 등)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70조, 제474조).

반대로 채무자가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처음 신청한 때에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보아 정식 재판으로 넘어갑니다(제472조 제2항). 이때 부족한 인지액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즉 지급명령은 '상대가 다투면 결국 소송'이 되므로, 채무 자체를 부인하거나 금액을 다툴 것이 분명한 상대라면 처음부터 소송을 택하는 편이 한 단계를 아낍니다.

지급명령의 가장 큰 약점은 송달입니다. 채무자 주소로 서류가 도달해야 절차가 진행되는데, 이사·수취 거부로 송달이 안 되면 법원이 주소 보정을 명하고, 주소를 알 수 없으면 소송으로 전환하는 소제기 신청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현재 주소를 모른다면 지급명령보다 소송이 맞습니다.

소액소송 — 3,000만 원 이하라면 재판도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청구 금액(소가)이 3,000만 원 이하인 금전 청구는 소액사건으로 분류되어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른 간소한 절차로 진행됩니다. 소가는 원금 기준이며 이자·지연손해금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액사건에서는 법원이 소장을 받은 뒤 변론 없이 먼저 '이행권고결정'을 내려 피고에게 청구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할 수 있습니다(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3). 피고가 송달받고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제5조의4, 제5조의7), 실제로는 지급명령과 비슷하게 법정에 가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고가 이의신청을 하면 법원은 바로 변론기일을 잡고, 원칙적으로 1회 변론으로 심리를 마치고 판결합니다. 소액사건은 배우자·직계혈족·형제자매가 법원 허가 없이 소송대리를 할 수 있어 본인 출석 부담도 덜합니다. 3,000만 원을 넘는 청구는 소액사건이 아니라 일반 민사소송(단독·합의부)으로 진행되며, 절차가 더 길어집니다.

상황별로 무엇을 먼저 쓸지

  • 상대가 갚을 뜻은 있는데 미루고 있고, 연락이 닿는다 → 내용증명으로 기한을 못 박고, 응답이 없으면 지급명령.
  • 상대가 채무를 인정하지만 연락을 피한다, 주소는 안다 → 내용증명 생략하고 바로 지급명령. 이의가 없으면 가장 빠르고 싸게 집행권원을 얻습니다.
  • 상대가 "빌린 적 없다", "이미 갚았다"며 다툴 것이 분명하다 → 지급명령은 이의로 무산되므로 처음부터 소송(3,000만 원 이하면 소액소송).
  • 상대의 현재 주소를 모른다 → 지급명령은 송달이 안 되면 멈추므로 소송으로 가서 사실조회·공시송달 절차를 이용.
  • 소멸시효가 몇 달 안 남았다 → 내용증명으로 최고한 뒤 6개월 안에 지급명령 또는 소송을 제기해야 시효중단 효력이 유지됩니다(민법 제174조).
  • 상대에게 재산이 전혀 없다 → 어떤 절차로 집행권원을 받아도 회수가 어렵습니다. 가압류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어떤 절차를 택하든 증거가 먼저입니다

지급명령은 서류 심사만으로 발령되지만, 이의가 들어와 소송으로 가면 결국 대여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계좌이체 내역, 카카오톡·문자 대화, 차용증이 있는지에 따라 선택할 절차와 승산이 달라집니다. 가족·지인 간 거래라 차용증이 없다면 송금 기록과 '갚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먼저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돈을 빌려줄 일이 있다면 차용증을 작성하고 확정일자나 공증으로 작성 시점을 남겨 두는 것이 이런 절차를 훨씬 수월하게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고 바로 지급명령을 신청해도 되나요?

됩니다. 내용증명은 지급명령이나 소송의 법적 요건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연락을 피하거나 갚을 의사가 없어 보이면 내용증명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지급명령에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보아 정식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이때 일반 소송 기준으로 부족한 인지액을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소액소송은 얼마까지 가능한가요?

소가(청구 원금) 3,000만 원 이하의 금전 청구가 소액사건입니다. 이자나 지연손해금은 소가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3,000만 원을 넘으면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됩니다.

지급명령과 소액소송의 이행권고결정은 무엇이 다른가요?

둘 다 상대방이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는 점은 같습니다. 차이는 지급명령이 독립된 독촉절차인 반면, 이행권고결정은 소액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이 변론 전에 내리는 결정이라는 점입니다. 이행권고결정에 이의가 들어오면 별도 전환 없이 같은 사건에서 바로 변론기일이 잡힙니다.

상대방 주소를 모르는데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지급명령은 채무자에게 송달되어야 효력이 생기므로, 송달이 안 되면 법원이 주소 보정을 명하고 보정이 어려우면 소제기 신청으로 소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주소를 모른다면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해 사실조회 등으로 주소를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 자료

어떤 절차부터 밟아야 할지 애매하다면

상대방의 태도, 금액, 증거 상태에 따라 내용증명·지급명령·소송 중 무엇을 먼저 쓰는지가 달라집니다. 사안을 듣고 순서와 준비 서류를 변호사가 정리해 드립니다.